본문 바로가기
생활정보

해녀 숨병, 바다의 여인들이 견뎌온 고요한 고통

by EveryDayJUNES 2025. 3. 26.
반응형

“깊은 바다는 조용하지만, 그 안엔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제주의 바다를 맨몸으로 누비는 해녀들. 숨 한번 참고 바다로 뛰어드는 그들의 삶은 강인함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된 작업 속에는 우리가 쉽게 알지 못하는 ‘숨병’이라는 보이지 않는 고통이 함께합니다. 오늘은 해녀 숨병의 의미와 원인, 그리고 우리가 알아야 할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해녀의 숨, 생명과 맞바꾼 호흡

해녀는 잠수 장비 없이 자신의 호흡만으로 5~10미터 수심까지 내려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특수한 직업입니다. 이들이 하루에도 수십 차례 물속을 드나드는 동안, 그들의 폐와 심장은 일반인의 수배 이상으로 혹사당합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무호흡 잠수는 단순한 피로를 넘어서 만성적인 건강 문제를 유발하게 되죠.

숨병이란 무엇인가요?

‘숨병’은 일반적으로 해녀들이 반복적인 무호흡 잠수를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건강 이상 증세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의학적으로는 ‘잠수병(Decompression sickness)’ 또는 ‘감압병’에 가깝습니다. 고압 환경에서 질소가 혈관과 조직에 기포로 남아 발생하는 질환으로, 해녀들의 작업 형태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숨병은 종종 다음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 호흡곤란 및 만성 기침
  • 흉통, 관절통
  • 피로감과 근육통
  • 심할 경우 마비, 언어 장애

이러한 증상은 급격히 나타나기보다는 오랜 기간 잠수 작업을 지속하면서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해녀들 스스로도 ‘숨이 차다’ 정도로 여겨 방치하기 쉽습니다.

숨병은 왜 생길까?

해녀들은 일반적인 스쿠버 잠수사들과 달리 감압장비 없이 수시로 수심을 오르내리며 작업합니다. 이 과정에서 체내 질소가 급격하게 축적되거나 배출되지 못하면서 혈액 내에 기포가 생기고, 이것이 각종 신체 이상을 유발합니다. 고령의 해녀일수록 폐 기능 저하와 심혈관계 약화로 인해 더 큰 위험에 노출됩니다.

해녀들의 고통은 개인의 몫일까?

놀랍게도 지금까지도 많은 해녀들이 숨병을 비롯한 직업병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적 기준상 직업병으로 인정받는 사례는 많지 않고,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대책을 강조합니다:

  • 잠수 후 충분한 휴식 시간 확보
  • 수심과 작업시간에 대한 체계적 기준 마련
  • 정기적인 건강검진 및 숨병 조기 진단 시스템 구축

우리가 해녀들에게 배워야 할 것

해녀들은 단지 물질하는 노동자가 아닙니다. 제주 바다와 삶을 함께 나눈 여성들이며, 한국 고유의 해양문화 전승자입니다. 그들이 겪는 숨병은 그저 개인의 고통으로 넘길 수 없는 사회적 책임입니다. 또한 그들의 생명력과 공동체 정신은 우리가 배워야 할 유산이기도 합니다.

마무리하며

해녀 숨병은 단지 질병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여성 노동자들의 건강권, 전통 직업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보이지 않는 고통’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바다의 여인들이 더 이상 숨을 참고 살아가지 않아도 되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배려이자 존중 아닐까요?

반응형

댓글